대기업 감싸는 수원시
수원시가 민선지자체 이후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과 맺은 협약을 놓고 공익보다는 기업 이익을 감싸는 이상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.
시가 대기업과 협약을 맺은 건 지난 96년 7월12일 삼성전자(주)와 맺은 월드컵경기장 무상 기부채납 협약과 지난 2000년 2월1일 컨벤션시티 21사업과 관련해 현대건설(주)와 맺은 민간투자 협약 등 두가지로 모두 심재덕 전 수원시장 때 일이다.
시는 도의 반대로 현대와 맺은 컨벤션센터 건립 협약이 파기 위기를 맞자 100억원을 손해배상하게 됐다며 컨벤션센터 부지를 당초대로 12만7천여평으로 늘려줄 것을 고집하고 있다.
또 시는 월드컵 경기장을 무상 건립하기로 했던 협약을 삼성이 일방적으로 파기함에 따라 거꾸로 도민과 시민 혈세 1천500여억원이 들어갔는데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.
▲특혜성 ‘컨벤션시티21 사업’ 고집=심재덕(열린우리당·수원장안) 의원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수원시장으로 재임시 추진했던 ‘컨벤션시티21’과 관련해 사업축소 등을 질타하면서 컨벤션시티21 사업 부지 제척과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. 하지만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.
수원시가 컨벤션시티21 사업 부지를 12만7천여평으로 늘려 달라는 것은 지난 96년 현대와 맺은 협약 때문이다. 시는 현대가 컨벤션센터를 건립해주는 조건으로 이 부지에 아파트 2천300세대를 지어서 분양할 수 있도록 했다. 하지만 건교부나 경기도는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수용하지 않았다. 그럼에도 시는 여전히 건교부가 컨벤션센터 부지를 도가 승인요청한 2만6천여평으로 결정하면 현대에 100억원을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당초 계획을 고집하고 있다.
▲혈세로 메운 월드컵 경기장=심 전 시장은 지난 96년 삼성과 월드컵 경기장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. 협약내용은 삼성이 13만3천100평 부지에 4만3천여석 규모 전용축구장 1개, 보조경기장 1개, 훈련구장 3개, 보조시설 등을 설치하고 준공과 동시에 수원시에 무상 기부채납한다는 것이다. 또 삼성은 시설공사 등을 포기할 경우 그 때까지 발생한 모든 비용을 현금으로 시에 보상하기로 약속했다. 삼성은 지난 98년 4월 토목공사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무상건립 포기 입장을 심 전 시장에게 통보했다. 이에 따라 경기장 전체 공사비 2천600억원 가운데 삼성이 투입한 282억원, 경기도 100억원, 수원시 500억원 등 모두 900억원을 빼고도 1천700억원을 더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. 시는 99년 4월 남은 공정의 총 설계금액 1천143억원의 81.8%에 해당하는 935억원을 공사비용으로 정한 뒤 삼성물산과 수의계약했다. 삼성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는 바람에 피해는 고스란히 혈세로 떠안게 됐는데도 책임을 묻기는 커녕 오히려 삼성물산에 공사를 준 것이다.
결국 지난 99년 11월 도와 시는 ‘(재)경기도2002년월드컵수원경기추진위원회’를 만들고 경기장 건립 등의 비용을 6대4로 부담할 것을 합의했다. 이에 따라 경기장 건설과 호텔캐슬∼동수원 IC 도로 개설 등에 들어간 비용은 경기도가 1천855억원, 수원시가 1천237억원을 각각 부담했다.
▲공익보다 대기업 밀어주기=시는 현대에 물어줄 돈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서 삼성에게 받아야 할 돈은 계산조차 하지 않고 있다. 양쪽 모두 공익보다는 철저히 대기업 편에 서 있는 행정이다. 시는 현대에 100억원을 물어줄 바에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특혜를 주자는 논리를 펴고 있다. 또 삼성이 협약을 파기하는 바람에 1천5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시민 세금으로 떠안았는데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삼성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.
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“시민의 세금을 되찾아야 할 시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”라며 “시민들과 함께 우리 세금 되찾기운동과 공익소송을 전개할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/인천일보, 2005, 10. 24 .김경호기자 blog.itimes.co.kr/kgh |
|
|
97
5
4
빠쳄웃다
대기업 감싸는 수원시 ---시민 혈세 꿀꺽한 삼성과 수원시
